도착한 곳에는, 시체의 산이 겹겹이 쌓여져 있었다.

  아니, 진짜로.

  비유도 뭣도 아니고 실화로다가.


  산이 되어 있는 시체들의 정체는, 엘프의 마을에 공격해 들어왔던 제국군의 슬픈 말로였다.

  나츠메 군이 여기까지 이끌어왔던 제국군은, 엘프와 싸우고, 더욱이 그 배후에게 협공당하는 형태처럼 마왕군에게 습격당한 것이 되어버려, 험한 꼴을 당하고 와해되어 버렸다.

  물론 살아남은 사람도 제법 있지만, 이른바 군사적인 의미의 전멸이라고 봐도 좋을 레벨로 타격을 받았다.

  사상자가 3할이 넘으면 전멸이라고 했던가?

  4할이었나?

  뭐, 그것보다 피해가 훨씬 큰 것은 확실하네.


  나츠메 군이 직접 이끌고 있던 부대는, 야마다 군 일행이나 선생님과 같은, 비교적 보통 레벨의 사람들을 상대로 삼았기에 피해도 적다.

  그렇지만, 그 이외 부대의 이야기를 하면, 포티마스의 비밀 병기와 투닥댄 처지가 된 것이니까, 문자 그대로 전멸해버린 부대도 있는 것 같네.

  비밀 병기라고는 해도, 내가 상대를 했던 성게라던가, 마왕이 상대를 했다던 글로리아라는 것들과는 다른, 양산품.

  내가 도중에 움푹움푹 부숴버린 그거다.

  라곤 해도, 내 입장에서 보면 잡동사니랑 다를 바 없는 그거지만, 이 세계 사람들의 기준으로 본다면 터무니 없는 위협.

  평범한 사람에게는 대항 불가능할 정도의 병기인데다, 그게 양산품이라고 하니까 물론 주르르르 쏟아진다.

  응. 평범하게 죽겠지.


  그 결과, 완성되어버린 이 시체의 산.

  아무래도 살아남은 제국의 병사들과, 메라의 부하들이 밤새도록 전장 뒤에서 회수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잠자리 나쁘네, 같은 거 말하고 있는 동안에, 그들은 해 떠 있는 내내 싸운 뒤에도 그 날 밤에 철야로 일하고 있었던 건가.

  왠지 미안하네─.

  사치 부리듯 말하다니 미안하네─.

  잘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좋은 대우였다.

  이세계의 병사들은 죽을 때까지 싸우다가, 죽지 않았다면 철야로 일하는 걸 강요받는, 초특급 헬 직업이었다는 건에 대하여.

  이세계를 동경하는 제군들! 너도 이 세계에서 병사가 되지 않겠는가?

  …왠지 꽤 불쌍하게 느끼고 있다.

  원래부터 제국군의 병사 여러분은 쓰다가 버려버릴 예정이었고, 이렇게 된 것도 예상한 대로였지만 말야─.

  일부러, 죽어버려도 괜찮으니까, 부패하고 있었던 제국 내 귀족의 병사 같은 사람들을 나츠메 군에게 소집시키고 편성시켰는데, 윗물이 썩어있을 뿐이고 병사들에게 죄는 없으니깐─.

  그 안에는 위에서 드리워진 달콤한 꿀을 들이마신 놈도 있겠지만.


  뭐, 그들은 성실하게도 자신의 역할을 완수해주었다.

  그러므로, 그에 걸맞는 대우로서 온당히 기려주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역시나, 여기에서부터 시체를 그대로 제국에 가지고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기에, 유품을 갖고 돌아갈까, 아니면 화장한 후에 유골을 갖고 돌아갈까.

  어느 쪽이든 소중히 매장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지.


  참고로, 엘프의 시체는 여기에는 없다.

  전부 내 뱃 속으로 사라졌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 분체들이 잘 나누어 먹었다.

  이건 이거대로, 내 나름대로 소중하게 묻어준 거라구.

  그야, 야생에서는 죽여버린 상대는 먹어주는 것이 예의라는 거잖아?

  그 시체는, 내게 먹혀서, 내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음, 멋지네.

  포티마스도 자신의 몸이 신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니까, 울면서 기뻐할 것이 틀림없다.


  「시로님, 좋은 아침이에요.」


  시체의 산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메라가 접근해오더니 인사했다.


  「아침은 드셨습니까? 아직이시라면 준비시키겠습니다만.


  뭔가 몹시도 솜씨 좋게 아침 식사에 대해 안내했다.

  이야, 응.

  메라는 세세한 데까지 꼼꼼하게 생각이 미치니까, 평소였다면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도 위화감은 없지만, 지금은 군단장이라는 입장에서 여기에 있는 거고.

  부하가 아직 주위에 있는데도, 일단 직책적인 면에서는 동격인 나에게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모습은, 조금 이상하다.

  메라는 공과 사의 구분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말야.

  부하에게 노골적으로 자기 쪽이 더 아래다, 라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터.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메라 군 혹시?

  내가 시체를 먹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거야?


  눈을 뜨고 있었다면 분명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이 되었겠지.

  그런 분위기를 읽은 것일까, 메라의 눈이 살짝 흔들린다.

  보통 사람으로는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미세한 동요지만,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이 녀석.

  뭐, 좋아.

  아침 먹지 못한 건 확실하고, 여기선 메라의 말대로 준비시키자.

  그 정도의 일은 해 주지 않으면, 이 쪽의 기분이 풀리지 않고.


  「후으오오오오오오!


  승낙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줬더니, 기괴한 물체가 기괴한 소리를 내며 기괴한 움직임으로 다가왔다.

  그 엄청난 기괴함에 난 잠깐 움직임이 멈추고 말았다.

  그러나, 옆에 있던 메라는 즉각적으로 반응.

  다가오고 있는 기괴한 물체에 손날을 힘껏 때려박았다.

  

  「크흣?!


  꽤 진심이었던 메라의 손날 공격에 의해 지면에 내동댕이쳐진 기괴한 물체는, 피를 토하면서 땅에 엎드리... 지 않았어!?

  놀랍게도, 그 기괴한 물체는 메라의 손날 공격을 먹었으면서도, 이 또한 기괴한 포즈로, 쓰러지는 것을 참아냈다.

  사람들은, 그 포즈를, 도게자라고 한다.


  「무슨 속셈이야?


  메라가 분노 절반, 곤혹스러움 절반을 담은 듯한 느낌으로 기괴한 물체에 물었다.

  

  「제자로, 제자로 받아주십시오!


  그 기괴한 물체는, 또한 역시 기괴한 소리를 하고 있다.

  의미를 모르겠어.


  메라가 종잡을 수 없다는 얼굴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거야, 그렇지?

  갑자기 달려들어서는 제자로 받아달라고 말해봐야, '하아?' 같은 반응이 되겠지.

  아마 나한테 말하는 거겠지만, 메라는 사정도 모르고, 영문도 모르겠지.

  나도 사정은 알지만, 영문은 모르는 걸.

  뭐야 이 녀석, 같은 느낌이 없진 않다.


  뭔가, 이 기괴한 물체에는 깊게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는 기분이 든다.

  내 본능이 이멀전시(Emergency)를 울리고 있었다.

  이거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뭘까, 이거.

  뭔가, 응, 뭔가, 말로 못 하겠어.

  도게자하는 기괴한 물체를, 그대로 실로 구속.

  움직일 수 없게 하고, 메라에게 말을 건다.


  「가자.

  「에, 괜찮은 건가요?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메라에게, 힘차게 끄덕이며 긍정.

  이건 방치하는 것으로 한다.

  라고 할까 방치할 수 밖에 없어!


  기괴한 물체를 그대로 두고, 아침을 먹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메라가 눈을 끔벅거리며 기괴한 물체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가, 내가 망설임 없이 걸어가기 시작하자 황급히 뒤를 쫓아왔다.

  뒤에서, 「기, 기다려주십시오!」인지 뭔지 들린 듯한 기분이 들지만, 분명 기분 탓.

  나에게는 기괴한 소리가 불협화음이 되어 귀를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그걸 의미가 있는 말로 뇌 내에서 처리해버리면 안 된다.

  환생자들과 만나기도 전인데, 뭔가 갑작스레 지쳤다.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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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슬슬, 환생자들과 만나면 안 되냐...

그보다 저 대마법사 안 죽고 살았던가ㅋㅋㅋ 어떻게 바로 거미코 알아보지 인간폼은 처음볼텐데 개신기하넹



번역 도우미)

- 死屍累々 -> 시체 더미라고 번역했습니다. 시체가 겹겹이 쌓였다는 원뜻이 있습니다만, 소제목으로 쓰였다는 걸 감안해 짧게 줄여서 명사형으로 만들었습니다.


- イヤ、マジで. 比喩でも何でもなくホントに -> 아니, 진짜로. 비유도 뭣도 아니고 실화로다가. 라고 번역했습니다. 원래 번역은 '아니, ㄹㅇ루다가. 비유도 뭣도 아니고 실화임.' 이거였는데 너무 경박해보이고 거미코가 쓰는 건 좀 그런데다 원문하고도 거리가 멀어져서 결국 문어체로 바꿨습니다. 대신 실화 이 부분은 남겼습니다. 요즘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고 그렇게 경박하지도 않은 것 같고,


- 割と普通の面々を相手にしたので被害も少なめ -> 비교적 보통 레벨의 사람들을 상대로 삼았기에 피해도 적다. 직역은 '비교적 보통의 면면을 상대로 삼았기에 피해도 적다'입니다. 보통의 면면이란 게 한국인들한텐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의역했습니다.


- 超絶ブラック職業だった件 -> '초특급 헬 직업이었다는 건에 대하여'로 의역했습니다. 직역은 '초절블랙직업이었던 건'. 전생했더니 슬라임이었던 건에 대하여, 가 같은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되고 있고, 역시 그것에 대한 패러디로 보여서 정발명인 '했던 건에 대하여'라는 말을 따왔습니다. 초절 블랙 직업은 대충 초특급 헬 직업으로 번역. '이었던 건'이라는 연결사는 '이었다는 건'으로 자연스럽게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흑흑. 이거 제대로 번역하려고 구글이랑 네이버에 얼마나 검색질한거야.

- ないわー -> '아니겠지─.'로 번역했습니다. 화룡점정; 마무리 다 하고 다했다하고 기지개 켜는데 요 놈이 등장해서 대체 이걸 어떻게 번역해야하나 고민을 엄청 했네요. 결국 번역이 된 것도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린 건 아니고... 으으, 정발은 이 부분 어떻게 번역하려나. 이건 대체 어떻게 번역할지 나도 보고싶네. 새삼 번역가가 얼마나 대단한 직업인지 번역된 걸 보면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아.


  안녕하세요.

  아침이네요.

  아쉽게도, 상쾌한, 같은 형용사는 쓰지 않지만.


  내가 1박 머무른 곳은, 엘프 마을에 있는 무사했던 집.

  이야기 속에 나오는 엘프의 집 같은, 나무의 속을 도려내어서 만들어진 트리 하우스.

  트리 하우스? 응, 뭐 틀리지 않았어. 아마도.

  실로 판타지하고 팬시하네.

  그래서, 마치 동화처럼.

  평소에 잘 때는 마이홈에 틀어박히는 나지만, 이런 것을 봐 버리면, 하룻밤 정도는 머물다 가고 싶어지잖아.


  그랬는데, 유감이지만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았다.

  뭐라고 말하든 전쟁의 직후니까 말야.

  포티마스의 비밀병기, 성게인지 삼각뿔인지 모를 그것이 화려하게 저지르고 간 덕분에, 원래는 푸르름이 가득해야 할 숲이었던 장소가, 현재는 허허벌판.

  까놓고 말해, 탄 내 난다구.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장소에서는 꽤나 떨어져 있는데, 그럼에도 냄새를 풍겨 온다니까.


  결론, 집에서 머물렀던 기분 운운하기 전에, 시기가 너무 안 좋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여행 같은 것 도중에 일박 하는 것이었다면 또 다른 감상이 되었겠지만, 이런 상황이잖아.

  잠자리도 뒤숭숭해서 뭔가 꿈자리도 나빴고.

  모처럼 큰 일을 마친 다음이니까, 기분 좋게 자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그 큰 일이라는 녀석이, 엘프의 대학살이었던 셈이고, 역시나 기분 좋게 눈을 떴다 같은 일은 없지.


  엘프의 마을을 공격해서 멸망시킨다는 아주 큰 일.

  그 목적은 물론 포티마스를 쳐부숴버리는 것.

  이 별이 이런 엉망진창인 상황이 되어있는 것은 대체로 그 놈 때문이니까 말이지.

  그 원흉을 쓰러뜨리고, 뒤틀림을 조금이라도 교정한다.

  그것이 이번의 일.

  뭐, 포티마스에 대해서는 마왕의 인연, 이라고 하는 측면도 있는 거지만.


  마왕에게 포티마스를 매듭짓는 일을 양보했던 것은, 솔직히 복잡한 기분.

  포티마스와의 싸움에서, 마왕은 포티마스가 간절히 원했던 것을 저지해버리고 그 숨통을 끊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다.

  마왕은 싸움에 대한 반발로, 거의 싸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뿐이 아냐.

  오히려 그런 것보다도, 이 쪽이 훨씬 중요한데, 마왕의 수명은 이제 얼마 남지 않게 되고 말았다.


  애초부터 마왕은 자신의 수명을 깨닫고, 마왕이라는 역할에 올랐다.

  마왕은 육체적으로는 늙지 않지만, 영혼은 거의 한계 그 근처까지 내몰려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자신은 죽는다고 내다보았다.

  라곤 하지만, 그건 바보처럼 긴 시간동안 살아온 마왕이 자신의 입장에서 느끼는 것.

  평범한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럭저럭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었다.

  그것이, 포티마스와의 싸움에서 단번에 줄어들게 된 것이다.


  지금 마왕의 모습을 보면, 언제 죽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

  그것을 보다보면, 과연 포티마스랑 싸울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었던 걸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마왕이 부탁한 것이었어도,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이 괜찮지 않았을까, 라고.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마왕이 포티마스를 상대해 준 덕분에, 나는 쓸모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끝났다는, 그런 계산도 머릿속에 맴돌게 되어버리고.

  마왕이 죽어가면서 얻어낸, 가치 있는 승리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숫자로서 측정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런 부분은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라고─.

  자기 혐오.


  음, 뭐, 기분 좋게좋게 가자.

  지나가버린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반성은 하지만.

  그렇다한들, 후회는 없어.

  후회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받아들이고, 그걸 양분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자, 자.

  그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포로의 상태라도 보고 있을까나.


  이번 전쟁에서, 포로가 되어버린 것은, 야마다 군을 비롯한 용사 일행.

  그리고 이 엘프의 마을에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되어 있던 전생자들.

  그리고, 엘프 중에선 유일하게 살아남게 된 선생님.

  이상.

  즉, 거의 전부 전생자들 뿐이다.

  엘프는 몰살하고 말았으니까요.


  엘프라고 하는 것은, 포티마스의 클론이 베이스인 종족.

  포티마스의 클론이 있고, 그 클론과 엘프에게 개조당한 사람, 혹은 그 후손들이 엘프라고 불리우는 종족.

  아무래도 엘프는 전생자들의 납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런 식의 납치를 저지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납치해져 온 사람을 엘프로 개조하고, 포티마스의 클론과 아이를 만들어낸다.

  포티마스의 클론만이라면 유전자적으로 치우침이 지나쳐버리게 되니까요.

  그렇게 태어나게 된 아이를 엘프로서 길러나간다.


  그런 성질상, 엘프는 그 태반이 포티마스의 혈연자라는 것이 된다.

  종족이라고 할까, 혈족이지?

  뭐, 그런 이유로, 엘프는 뿌리째 뽑는 것이 이것저것 좋다는 이야기야.

  예외인 것은, 선생님과, 하프.

  선생님은 당연하지만, 하프에게까지 손을 돌리고 있으면 귀찮게 돼.

  내 눈도 만능은 아니다.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고, 놓치게 되는 것도 있다.

  되도록이면 엘프는 뿌리째 뽑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엘프의 마을 밖에 있는 녀석들 전부를 처리하는 것은 허리가 나간다.

  어느 정도, 놓치게 되더라도, 뭐,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고로, 엘프와는 관계 없이 시골로 내려온 녀석들은, 휙─.

  그러니까, 야마다 군 일행에도 있는 하프엘프도 휙─ 하는 것이 되었다.


  뭔가 그 하프엘프, 한 번 죽었던 것 같지만, 노 카운트, 노 카운트.

  다시 살아난 거니까 됐다구.

  그 덕에 야마다 군이 쓰러져버렸던 것 같지만, 난 모른다.

  모른다구!

  어떻게 됐든 모른다구!


  응.

  야마다 군이 어떻게 됐는지, 조금 무섭지만 보지 않으면 안 되겠지─?

  아마도, 야마다 군이 쓰러져 버린 거 내 탓일 거고─.

  그거겠지?

  아마도 금기 카운터 스톱 한 거겠지?

  어쩌지, 보러 갔는데 미쳐서 날뛰거나 해버리면…….

  아─, 무서워.


  그보다, 다른 전생자들에게 설명 같은 거 하지 않을 순 없을까나─.

  오니 군에게 몰아줘버리면 안 되나?

  직접 입을 여는 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단 말야.

  어떤 의미에서 엘프의 마을을 박살내는 것 이상으로,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가 이후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울하다.

  일단, 용태를 보러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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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 거미코!! 어렵잖아! 독백은 적당히 쉬운 단어들로 하란 말이야!

뭐, 옆동네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주장했던 마일쨩의 패러디성이 난무한 외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건 맞지만 말이지!

그렇다고 해서 걔를 따라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걘 열두살이지만 넌 고등학생이니까! 에? 거미라서 얼마 안 살았다고? 이 세계에 와서는 두 살? 개소리 집어쳐!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번역 도우미)

- 半年くらい出番がないという悪夢にうなされた -> 반년동안이나 출연할 기회가 사라져버리는 악몽을 꾸었다


- そんでもってメルヘン ->

얜 진짜 뭐 어떻게 번역해야하는지 감도 안 오네요.

일단은 '그래서, 마치 동화처럼'이라고 원뜻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의역을 했습니다.

참아줘... 이런 들어보지도 못한 연결사는 참아달라고...


- それでも臭ってくるっていうね -> 그럼에도 냄새를 풍겨 온다니까.


- やっぱ気分よくお目覚めってわけにはいかんか -> 역시나 기분 좋게 눈을 떴다 같은 일은 없지.

- 魔王は念願かなって奴に止めを刺すことができた -> 마왕은 포티마스가 간절히 원했던 것을 저지해버리고 그 숨통을 끊는 것이 가능했다. 직역은, '마왕은 염원? 이라고 하는 녀석을 못박아 멈추는 일(止めを刺す)이 가능했다.' 문맥상 포티마스의 불로불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의역하기로 했습니다.

- こういうところは我ながらゲスイなー -> 이런 부분은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라고, 라고 번역했습니다. ゲスイ는 쓰레기라기 보다는 하수도 오물 같은 느낌이지만 자연스럽게 하고자.

- このエルフの里の外にいる連中全部を始末するのは骨が折れる -> 이 엘프의 마을 밖에 있는 녀석들 전부를 처리하는 것은 허리가 나간다, 직역은 허리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뼈가 부러진다'입니다. 뼈가 부러진다는 말보다는 척추 관련해서 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말로 치환해 의역했습니다.


- エルフとは関係なしに野に下った連中はスルー -> 엘프와는 관계 없이 시골로 내려온 녀석들은, 휙─, 이라고 의역했습니다. 얘는 의역을 했는데도 말이 좀 이상한데, 이건 그냥 일본어 원문이 좀 그런 것 같네요. 野に下った가 특히 번역하기 힘든데, '하야하다'라는 뜻과 '들에 내려오다'라는 뜻도 있고. 뒤에 의태어 スル랑 겹치면서 한층 더 이해하기 난해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하야(野)라는 말의 원뜻인 '시골로 내려가다' 쪽으로 번역했는데, 이해하기로는 엘프랑 관계 없이 근처에 있는 사람들, 근처로 온 사람들은 그냥 신경 껐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그렇구나 넘어가시면 될 것 같네요.


ノーカンノーカン -> 노 카운트, 노 카운트. ノーカウント를 줄여부르는 것 같네요. 애초에 노 카운트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쓰이지 않는데 그걸 줄여부르기까지 하니 더더욱 원문을 살리기 난해하네요. 노 카운트 정도면 '무효'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올바른 해석이 아니고.. 그래서 그냥 줄인 걸 다시 늘려놨습니다. 어이, 거미코. 쓸데없이 줄여 부르지 말라고! 국어를 사랑해라, 국어를! 에? 실제로 이렇게 많이들 줄여부른다고? 알까보냐!


  후회한 것?

  그런 건, 얼마든지 있다.


  그 때, 그렇게 했다면. 그 때, 이렇게 했다면.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특히, 나의 경우에는 좀 더 선택지가 있었던 것이다.

  아니, 나 밖에 없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무언가 다른 것을 선택했다면, 상응하는 다른 미래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언제까지나 사고의 늪에 빠져버리게 된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고민하더라도, 과거를 바꾸는 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것이 나의 선택이었다며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더스틴은 아니지만, 자신이 선택한 것에는 책임을 가져야만 하고.

  뭐,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아직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


  더스틴이든 나든, 과거에 했던 선택이 속박이 되어 지금까지도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더스틴은 과거에 선택했던 길을 한없이 걸어가고 있다.

  그것이 어떤 가시밭 길이라고 하더라도, 그 녀석의 마음을 한없이 피폐하게 만들더라도, 걸음을 멈추는 일은 없다.

  그리고, 그 길에서 헛디딘 적이 없다는 점이, 그 녀석의 대단함이다.

  정신력이라는 부문에서는, 나 따위보다 훨씬 그 남자 쪽이 뛰어나다.

  저 놈은 신은 아니지만, 그런 점에 있어서는 신조차 이겨버리는 괴물 녀석이다.


  내 선택?

  나는 선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아무 것도 선택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언제나 어중간하고, 무엇을 하든지 결과를 남기지 않는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리고 지금도 역시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

  유일하게 한 것이 있다면, D에게 울며 매달린 것 뿐이었다.

  한심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D에게 울며 매달린 것조차도, 나에게는 옳았던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모양이다.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지,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D가 선의에서 도움을 준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나라도 이해하고 있었다.

  아니,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 후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연락이 되지 않게 되어버린 시점에서 확신했을 정도이다.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늦어버렸던 거겠지.


  D의 목적이 대체 무엇인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본인 왈, 재미있어 보이니까, 라고 하는 것도 의심할 것 없는 본심인 것이겠지만, 그 이외에도 목적이 몇 개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예상이기는 하지만 실험이겠지.

  지구에는 충독[1] 같은 것이 있다고 들었다.

  그것과 같았다.

  시스템은 거대한 충독이다.

  그곳에 사는 생물들을 서로 죽이는 것으로, 보다 더 강한 생물을 낳기 위한 장치.

  최종적인 목표는, 신.

  일곱 대죄나 일곱 미덕의 스킬에 「신에 이르는 같은 설명문이 있는 시점에서, 그 점은 명백하다.

  시스템은 인공적으로 신을 낳기 위한 실험 장치였던 것이다.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거야말로 재미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시스템은 그 이외에도, 군데군데 D의 반 장난으로 생각되는 기능이 몇몇 개 보인다.

  그 전부에 합리적인 답변을 찾는 것은, 난 하지 못한다.

  그거야말로 D 본인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듣는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될지 안 될지도 알 수 없는데 말이지.

  저 분은 그런 분이시다.

  이해하면 지는 것이다.


  그랬다,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에게는 무엇이 D의 진심을 울리는 것인지, 정말로 단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고.

  내가 멋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D의 비위를 거스르면.

  그렇게 생각해서, 시키는 것을 조용히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서도 나는 선택하는 것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혹은, D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재미있다고 여겨질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도 가능할 지 모른다.

  그러나, 바로  나라고?

  이 내가, 그 D에게, 재미있다고 여겨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거냐?

  내가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그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한 번의 시도로 이것이고 저것이고 완전히 무너질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나에게는 한 발 내딛을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별이 D의 장난감이 되어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말했지만, 장난감이 되고 있어도, 그 분 덕분에 살아나게 된 것도 또한 사실.

  지금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당시의 내 선택이 옳았던 것인가 어땠던 것인가 고민할 참이긴 하지만, 별로 방법은 없었고, 최선이었던 것만은 확실한 것이다.

  그러네, 만약 내가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들, 그렇더라도 D에게 기대게 되었겠지.

  후,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나는 이런 미래 밖에 고를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

  이거든 저거든 고민한 끝에, 선택을 할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이 우리의 일이지만 눈에 선하다.

  '헤타레[2]'라고 불려버리는 것도 납득한다.


  후우….

  아아, 그래.

  나는 언제나 헛된 놈일 뿐이다.

  이런 말투는 좀 그렇지만, 나는 떠밀려가는 체질인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세계의 큰 변화에 따르고. 그저 떠밀려버릴 뿐인 존재.

  그 흐름을 거스르고, 자신만의 의지를 관철하는, 세계 본연의 모습을 바꿔버리는 영웅이나 주인공이라 불리우는 존재가 있는 것처럼, 나는 결국 그 이야기를 꾸며주기 위한 그저 엑스트라라고 하는 것으로.

  그러나, 세계의 흐름을 바꾸는 것도 못하는데도, 에너지만 소모하고 있다.

  그러니까, 완전히 엑스트라가 되는 것도 못하고, 무대의 가장자리에서 그저 얼쩡거리기만 할 뿐인, 매우 어중간한 존재.

  최대한 파고들어도 어중간하기만 하구나.


  그렇지만, 어중간하기는 해도, 엑스트라이기는 해도, 나는 나로서 여기에 있다.

  여태 선택하지 않았던 나이지만, 분명 선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떠밀려가기만 할 뿐인 나이지만, 떠밀려가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나는 D의 심부름꾼이지만, 시스템처럼 만들어진 존재는 아니다.

  나는, 나만의 의지를 가지고 여기에 있다.

  그것을, 기억하고 있어주면 좋겠다.


  …뭐어, 술자리에서 뭐라고 말하든 기억은 못 할지도 모르지만.

  술은 아직 있다.

  조금 더 나의 넋두리에 어울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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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에도 규리에 나름의 생각하는 바가 있었군요.

생각해보면 참 안쓰러운 녀석입니다. 용족이지만 인간의 행태를 배우고, 용족에게서 버려지는 것으로 떨어져나와, 사리엘을 구하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해버린 거죠. D가 Devil의 D인지 뭔지는 몰라도. 하지만 세계의 흐름에는 개입할 수 없었고, 결국 자괴감에 빠진 적도 있어버린 것 같네요. 물론, 용족은 용족이고 프라이드 하나는 우수한만큼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본문에서 언급되는 '선택'이라는 것은 앞으로 이 별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지 선택한다는 문맥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리엘은, 인류가 그 누구도 죽지 않는다는 결말을 바랬지만 묶여있는 관계로 선택지가 없고 규리에에게 부탁하게 된 거죠. 더스틴은 인류의 최다생존만을 '선택해' 그것만을 위해 살아오고 있습니다. 더스틴은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분명 정신이 해지고 약해지는 일도 있겠지만, 규리에가 말했듯 엄청난 정신력으로 그걸 극복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규리에는, 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뭐, D가 신은 웬만치 개입하지 말라고 언질을 주기도 했지만 본인 스스로 그럼에도 어느정도는 움직일 수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D는 그렇게 말만 해놓고 조금 신경쓰다가 연락도 뚝 끊어버리고 신경따위 전혀 쓰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규리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D의 비위를 거스르게 될까봐 고작 한 마디에 묶여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어버리고 만 것이죠.


그리고 '과거편'이 아니라 '과거 이야기'인 만큼 아리엘과 규리에가 각각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양새인 것 같네요.

다음 편부터는 예고했던대로 바로 본편인 301로 넘어갑니다. 거미코쨩, 오랜만에 등장하게 되겠군요. 덧붙여 301화 소제목이 '반년동안이나 출연할 기회가 없었다고 하는 악몽에 가위 눌렸다'네요. 어지간히 출연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번역 도우미)

持たねばな -> 가져야만 하고

[1] 충독(蟲毒) : 사전적인 의미는 벌레가 가진 독이라는 의미지만, 여기에서의 의미는 전갈, 뱀, 도마뱀, 두꺼비, 지네, 거미 등 여러 마리의 동물들을 한 상자에 죄다 집어넣고 동족상잔을 시켜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한 마리만 살아남게 하고, 이 때 독을 품으면서 싸웠던 모든 동물들의 독이 최후의 생존자 한 놈에게 합쳐지게 되어 더더욱 강한 독을 만든다는 일본의 이야기에서 유래된 충독인 모양입니다. D가 만든 시스템의 모양새와 잘 들어맞는 비유라고 할 수 있겠죠.

[2] 헤타레(ヘタレ) : 가타카나로 쓰는 일본의 속어입니다. '겁쟁이 놈' 정도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거의 고유명사 가깝게 쓰이는 모양새라, 여기서는 따로 한글 번역 없이 헤타레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매 화 이렇게 주석을 달아두겠습니다.





  시스템이 기동하고 그 뒤로 어떻게 됐냐구?

  그런 거 물어봐서 뭐하게?

  ……그다지 들어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라구?

  그럼에도 듣고 싶다라….

  음… 그럼, 조금만 기다려봐.


  뭐, 당시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심하다'.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

  심할 정도로 심하다.

  여기든 저기든 죄다 지옥 같았던 모양이야.

  나도 내 일이 급급했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전해들은 것 밖에 몰라.

  그래도 뭐, 상상은 어느 정도 가네.


  일단, MA에너지를 주요 에너지로 삼았던 나라들은 어쩔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렇잖아?

  상상해봐.

  현대 일본에서 전기가 전부 없어진 거라구.

  아직 부족한 것 같으면, 거기에다 가솔린 같은 것도 더해서 전부 말야.

  중요한 건, 사용하고 있던 에너지가 없어진다는 거니까.

  그거에 의존하고 있었으니까, 먹고 사는 일에 문제가 생겨 버리는 건 당연한 결과라는 거야.


  거기에 더해서, 당시에는 용족들이 습격했었기 때문에, 여기저기 어디나 온통 부숴져 있었으니까….

  가뜩이나 엄청나게 많은 인간들이 난민이 되고 말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너지를 쓸 수 없게 된다는 더블 펀치.

  부흥 같은 거 말할 때가 아니었지.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사는 데에도 빠듯하기 그지없었다구.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식량.

  그날그날 먹기도 힘들었던 상황인데, 나는 체질상 평범한 사람보다 많은 영양을 섭취해야만 했었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런 나한테 우선적으로 식량을 나누어주었지만, 그럼에도 모자랐다.

  나보다도 어린아이가, 자기가 배고픈 걸 참아가면서 나한테 먹을 거를 내놓았었던 거였다구.

  한심했고, 죄송스러웠고, 죽고 싶어졌었다.

  라고 할까, 진심으로 그럴까 생각했었다.

  근데, 그럴 때마다 모두가 말렸던 거야.

  『사리엘 님한테 들어버렸잖아. 살아남아 달라고.』, 라면서.

  울면서 먹을 수 밖에 없었어.

  그랬는데도 부족해서, 배고픈 걸 숨기기 위해서 먹었던 모래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그렇게 어떻게든 살아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던 것이지만, 그런 와중에 여기저기서 싸움이 일기 시작했다.

  원인은 시스템의 탓, 이라기보다는 아주 조금 남은 자원을 빼앗아 얻으려는 느낌일까.

  아까도 말했듯이, 식량의 부족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그걸 빼앗으려고 각지에서 서로를 죽이는 일이 늘었고, 그게 점점 규모를 늘려갔던 거였지.

  그럴 힘이 있었다면, 협력해서 이 상황을 해결해 나가면 좋을텐데.

  인간은 멀리 있는 일보다는 지금의 일을 우선하니까 말야….

  어쨌든 지금 서로에게 있는 것을 빼앗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거야.


  우리쪽의 고아원 사람들은, 그런 싸움을 피해서 피난을 이어갔다.

  그랬지만, 뭘 어떻게 해도 휘말려드는 일은 있었다.

  당시의 나는 그냥 손발 달려있는 짐짝으로, 싸울 힘 따위는 요만큼도 없었다.

  시스템의 가동 직후부터 스테이터스에 의한 보정은 있었던 것 같지만, 그것도 원래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으니까 말야.

  하루의 대부분을 침대 위에서 보내는 게 일상이었던 나로서는, 스테이터스의 힘을 빌리더라도 평범한 사람 미만.

  할 수 있는 일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되어서, 어떤 날엔, '정말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던 때도 있어서.

  그 때에는, 고브고브를 비롯한 남자 일원들이 싸우러 갔었어.

  우리들은, 포티마스의 인체 실험의 생존자들.

  하지만, 생존자들이라고 해서 생존할 수 있으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고브고브는, 고작해야 수 년의 수명을 가졌다.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연구일 터인데, 태어난 것은 평범한 인간보다도 훨씬 수명이 짧은, 초록색 피부를 가진 아이였다.

  그건, 실패작으로서 다뤄지더라도 어쩔 수가 없겠지.


  『나는 이제, 별로 살지 못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가버렸다.

  그래서, 나는 녀석에게 마음에 드는 말린 꽃잎 책갈피를 주고서는, 이렇게 말했어.


  『그거, 마음에 드는 거니까, 제대로 돌려주러 돌아와 줘.


  결국, 애매하게 웃던 그 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겁쟁이였던 주제에.

  최후의 최후에 폼을 잡아버려서는.

  바보였네.

  ……바보였어.


  그 뒤로도 전쟁의 불씨를 피하기 위해 우왕좌왕 돌아다녔던 우리들이지만, 아무래도 상황은 식량을 빼앗으려 다투던 싸움에서, 평범한 사람과 진화한 사람의 싸움으로 모양을 바꾸어 가는 것 같았어.

  우리들은 그저 농락당했을 뿐이었으니까, 당시 어떤 경위로 싸움이 그렇게 변했었는지, 자세한 것까지는 모른다.

  다만, 어느새부턴가 평범한 사람이 진화한 사람을 공격하는 모양새가 완성되어 있었다.

  요즘의 말로는 마족이라고 불리는 진화한 사람들은, 신체능력이 남들보다 뛰어났고, 스테이터스에서도 그만큼 앞서 있었다.

  그렇지만, 머릿수가 사람들보다 적었고, 처음에는 진화한 동지끼리도 단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공격되고 있었던 거네.


  식량 문제는 어떻게 됐냐구?

  뭐, 빼앗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까 인구도 줄어들고, 그런만큼 필요한 식량이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도 있지만, 상황이 나아진 가장 커다란 이유는 마물이 나타나게 된 거겠지.


  왜 거기에서 마물이 나오냐구?

  뭐, 일단 들어봐.

  지금이 되서는 마물이 평범하게 번식하고 수를 늘려가지만, 처음에는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게 생겨났었어.

  아마도 D님이 준비했던 게 아닐까?

  그래서, 평범하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고, 실제로 혼란스럽기도 했었다.

  그래도, 마물이 생겨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사람들은 스테이터스나 스킬이라고 하는 은혜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거야.

  그 결과, 마물은 심각하게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

  당시의 마물이 프로토타입이었던 것도 있고,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던 것도 있었으니까.

  마물은 계속 덤벼들어 왔지만, 간단히 반격하는 것이 가능했다.

  어느 쪽이냐고 물어보면, 같은 인간 쪽이 당시에는 훨씬 더 무서웠다.


  그래서, 그 간단히 쓰러뜨렸던 마물.

  당연한 얘기지만, 고기가 떨어져나왔다.

  뭐, 그 뒤는 알겠지?

  '혐오스러운 싸구려 음식(게테모노)'이라 하든 뭐라든, 당시에는 먹을 수만 있으면 뭐든지 괜찮았다.

  공교롭게도, 마물이라고 하는 위협은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구제가 된 셈이었다.

  뭐, 그렇게 여유가 생겨났기 때문에, 마족 탄압이라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었던 거지만 말이야.


  내몰려버린 마족들은 카사나가라 대륙의 북방에 모여들어, 거기에서 단결한 후에 반격에 나섰다.

  그 다음은 알고있다시피, 그곳 근처를 경계로 하고 인족과 마족의 기나긴 싸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뭐, 거기에 도달하게 되기까지에는 충분한 햇수가 걸렸는데─.

  라고 할까,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진흙탕 싸움은 정말로 위험했다구.


  예전에 사~알짝 언급했던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맨 처음의 마왕은 흡혈귀였어.

  그 점이 무서울 뿐인 마왕이고, 사실 본인은 그렇게까지 강하지는 않은데, 흡혈귀의 특성을 이용해 교활하게 돌아다니면서 부하를 늘려서, 사람들을 덮쳐왔던 거야.

  이야, 살아있는 모든 걸 있는대로 죽여버릴 기세였던 것 같아.

  그걸로 인족과 마족이 단결할 수 있었다면 역사도 바뀌었을 것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삼파전이 되어버리는 난전 상태.

  라고 해야하나, 삼파전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상태였을까.

  서로서로의 시각으로 봤을 때에도 다른 누가 적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어.


  고아원의 동료들도 말이야, 마지막에는 산산조각이 나버렸어.

  사리엘 님이 가르쳐주신대로, 사람들을 구해야만 한다는 파벌과,

  사리엘 님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하기 위해서, 싸워야만 한다는 파벌로.

  몇 번이고 말했지만, 우리들 고아원의 멤버들은 포티마스의 인체 실험의 생존자들.

  나나 고브고브 같은 완전한 실패작이 있다면, 실패작이라고는 해도 일부는 성공한 반성공작 같은 놈도 있었던 거야.

  신체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거나, 특수한 능력을 가지기도 하거나.

  그런 것들과 스테이터스, 스킬을 전부 합치면, 평범한 인간보다도 높은 능력을 발휘할 수가 있었다.

  그저 도망쳐만 다녔던 시절에는 아직 어린 아이들이었던 우리들도. 세월의 흐름과 같이 성장했었고 말야.


  에? 자라지 않았다구?

  하하하,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네.

  나는 보시다시피 훌륭하게 자라고 있지 않은가!

  하하하하하.


  크흠, 큼.


  이야기를 되돌려서, 고아원들의 동료는 그렇게 정말로 둘로 나뉘어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알고 있어?

  초대 용사와 초대 성녀는 우리 고아원 출신이었다구.

  뭐, 그런 모두도, 싸우던 도중에 죽거나, 수명을 전부 사용해서 이제 남은 게 없지만.

  그 중 대부분은, 죽기 직전에 바쳐버린 거야.

  환생을 거부하고, 자신의 영혼을 전부 에너지로 해서 시스템에 바쳐버린 거야.

  모두, 모오~두 그렇게 사라져버렸어.

  바보들이었네.

  ……바보들이었어.


  남겨져버리는 이 쪽의 처지도 익숙해져 버렸다.

  나는, 모두들하고는 달라서 싸운다는 것 따위는 불가능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고작이라고 하는데도.

  내가 침대 위에서 잠에 든 동안, 모두 없어져버린 거야.

  최후에 남아버린 것이 나 같은 도움 안 되는 놈이라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게다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늙지 않는 몸이 되어 있고.


  시스템의 영향인가, 그렇지 않다면 포티마스의 연구가 살그머니 열매를 맺고 있었던 건가.

  아니면, 둘 다인가.

  진상은 알 수 없지만, 나는 시스템의 기동 직후부터 나이를 먹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살아남을 수 있었지.

  게다가, 수 년동안 괴로워했던 체질은 스테이터스랑 스킬로 인해 극복되어 버리고.

  폭식이라는 스킬 덕분에 어떤 것이든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체내의 독은 시스템에게 분해되어서 더 이상 생성되지 않아.

  스테이터스가 길고 긴 수 년 수 개월에 걸쳐서 천천히 올라서는, 사람 수준에서부터, 더더욱 위로, 계속 위를 향해서 올라갔다.

  그렇게 되어서 지금의 내가 있다.


  설마 버려버렸던 내가 불로를 이루어버렸다니, 포티마스는 분명, 엄청나게 분했을 거야.

  그 때 버리지만 않았다면!

  라고, 말하거나 생각하거나 하면서 말이야.

  그 점에 있어서는, 꼴 좋다! 라고 생각해.


  응? 시스템 가동 직후, 포티마스는 뭐 했냐구?

  글쎄?

  그 녀석, 당분간은 중앙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으니까 말이야.

  이른바, 자취를 감춰버렸다는 거지.

  한동안 얌전히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인가 엘프라는 신 종족이 세계에 침투해 스며들어 버렸던 거야.

  정말, 어느새부턴가였어.

  그런 쪽의 수완은 몹시나도 우수했던 거야, 저 놈.


  뭐, 대략적이기는 해도 시스템의 가동 직후 이야기는 여기까지일까나.

  어때?

  별로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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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code.syosetu.com/n7975cr/514/


오랜만에 들고 돌아왔습니다. 티스토리로 옮기니 제법 좋군요. 이것저것 복잡하지만 차차 해나가다보면 뭐 그럴싸하게 되겠죠.
이번 화는 번역 도우미가 없습니다. '게테모노'가 나오기는 하는데, 딱히 대체할 말이 없다보니 뜻을 그냥 풀어서 적고 괄호 안에 적어놓아서 도우미로 달아둘 게 없군요.

그리고 이번화부터 들여쓰기를 넣었습니다. 물론, 이전의 화들도 들여쓰기 수정 완료했고요. 예정했던대로, 등장인물 소개나 D선생님 파트는 넘어가고 바로 본편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음은 규리에의 이야기였던가요?


  『사리엘과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네, 물론입니다.


  사리엘은 시스템의 핵이 되었기 때문에, D가 만들어낸 이공간에 있다.

  그곳은 D의 허락이 없다면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건 시스템의 조작 권한을 일부 부여받은 규리에라고 하더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라기 보다는, 규리에에게 부여된 권한은 꽤나 한정적이라, 시스템의 전체를 놓고 본다면 안 되는 쪽이 더 많다.

  D가 규리에에게 원하는 것은 버그의 발견 뿐이기에, 그 밖의 항목에는 최대한 접근하기를 원치 않아주었으면 해서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보내겠습니다.

  『D는 오지 않나요?

  『네, 저는 천사랑은 궁합이 좋지 않아서, 만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방금 전까지 만났었는데도 신경쓰지 않고, 태연하게 말하는 D.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그 편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다.

  D는 규리에를 사리엘이 있는 시스템 중추에 전송했다.

  앞으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하는지, 그것을 상상하면서.




  『사리엘.


  규리에는 사리엘의 모습을 보고, D의 구속이라는 말이 비유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광대한 공간.

  그 공간을 메우는 거대한 마법진.

  그 중심에 사리엘이 있었다.

  마법진에서 뻗어난 기하학 모양이, 마치 사슬처럼 그 몸을 구속하고 있었다.

  구속이라고 들었지만, 규리에는 좀 더 완만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기껏 해야 시스템의 핵이 되는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도일 것이라고.

  그러나, 현실은 그것보다도 좀 더 가혹했다.

  이래서야 포로와 다를 게 뭐냐고, 규리에는 그 모습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사리엘….


  멍하니, 한 번 더 이름을 부른다.

  그 이외에는,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규리에.


  그 부름에, 사리엘 역시 상대의 이름을 불러주었다.

  그 눈이 똑바로 규리에를 붙잡고 쳐다본다.

  평소와 똑같이, 미네랄처럼 빛나고 있는 눈.

  그러나, 평소랑 똑같을 뿐인 그 눈이, 지금은 어딘가 원망하는 듯한 빛을 비춰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미안하다.


  규리에는 반사적으로 사과하고 있었다.

  무언가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인지는, 규리에 자신도 모른다.

  용이 인간을 공격했던 것에 대해서일까.

  그 후, 별의 에너지를 챙겨서 달아나버린 것에 대해서일까.

  그걸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일까.

  이런 모습으로, 사리엘을 몰아넣어 버린 것에 대해서일까.

  아니면, 그 모든 것에 대해서일까.


  『괜찮아요. 당신 탓이 아닙니다.


  그것들 전부를 용서하듯이, 사리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이런 상태가 되어서 놀라게 되었지?


  사리엘에게 용서받더라도, 규리에는 자기자신이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적었다.

  그 적은 것 중의 하나, 사리엘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자신이 D에게 의지했던 것.

  그 요청을 받아, D가 이 시스템을 만들게 되었고, 그 결과 사리엘이 이렇게 구속되게 된 것.

  그리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꼭 별을 살려내고, 사리엘을 여기서 끌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설명을 들으면서, 사리엘은 규리에가 착각하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사리엘이 사정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규리에가 생각하고 있어서, 사리엘이 D랑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더라도, 사리엘이 지적하는 일은 없었다.

  그 D가 하는 것.

  지적하더라도 좋은 결과가 될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정답이었다.

  지적하더라도, 규리에의 갈등이 늘었을 뿐이며, 그 갈등을 보고 D가 재미있어 할 뿐이었을 테니까.


  『사정은 알았어요.


  사리엘은 D에 대한 불신감을 삼켜내고, 그것을 전하지 않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규리에, 저는 보시는대로, 꼼짝하지 못하겠어요.


  D에 계약에 의해, 사리엘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했다.

  시스템의 배터리 대신이 되어서, 시스템을 움직이게 하는 톱니바퀴 한 개로 여겨지고 있다.

  시스템에 간섭하는 것도, 거의 할 수 없다.


  『별을, 사람들을 부탁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해서.

  그런 소망을 담아, 고개를 숙인다.


  『물론이다.


  규리에는 그것에, 힘차게 대답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사리엘의 말에는 그 즉시 반응하지 못했다.


  『부탁드립니다. 제가 해방되는 것은 늦어도 좋습니다. 사람들이, 싸우지 않고, 서로 죽이지 않게 되도록 이끌어주세요.


  그것은, 시스템 그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소원.

  그리고, 규리에에게는 너무나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사리엘, 그건…….

  무리한 걸 부탁드리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이상 사람들이 싸우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고아원의 아이들에게도 말했었지만, 저는 사람들이 평화적으로,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리엘이 말하고 싶은 것은 안다.

  그동안의 사리엘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본다면, 분명 그렇게 나올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규리에는 이미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할 수 없었다.

  이미 시스템의 개요는, D가 쓴 각본을 읽었을 규리에의 손에 의해서, 전 세계의 인간들이 아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것을 안 사람들의 다음 행동은, 규리에에게는 눈 앞에 보이는 것 마냥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분쟁.


  지금, 이 별에는 크게 나누어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하나는, 그냥 그대로의 인류.

  또 하나는, 포티마스가 설파한 MA에너지를 사용해 진화를 완료한 신인류.

  그 비율은 전자 쪽이 분명 많지만, 후자도 적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뭐라고 하든, 대부분의 나라는 MA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있었으니까.

  MA에너지를 낭비해, 이 사태를 일으켜 버렸다고, 진화하지 않은 인간이 진화한 인간을 비난하고, 공격하기 시작하는 것이 뻔하게 보였다.

  싸우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 시스템이 기동하고 있는 지금이라면, 더더욱.


  『부디, 살아남아 주세요. 살아남게 해주세요. 죽이지 말아주세요.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노력해볼게.


  규리에에게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슬슬 시간입니다.


  마치 타이밍을 가늠하고 있었던 것처럼, 정말 좋은 타이밍에 D가 목소리를 걸어온다.


  『알았습니다. 그럼, 사리엘. 또 올게. 꼭, 너를 구하겠어.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규리에는 그 자리를 떠났다.

  두 번 다시는, 그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거라는 건 모르는 채로.




  『훌륭한 박애 정신이네요.


  돌아온 규리에를, D의 평탄한 목소리가 반겼다.

  그 어조로는,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 어떤지, 본심이 엿보이지 않는다.


  『네….


  규리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번에 한해서는 사리엘의 말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결심하고 있었다.

  확실히, 대부분의 인간은 휘말린 것뿐일 터다.

  무지한 것은 죄지만, 결코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용서할 수 없는 인간이 적어도 한 명, 있었다.

  포티마스·하이페네스.

  이 사태의 원흉이자, 간접적이라고는 하지만, 하나의 별을 붕괴로까지 이끌어버린 남자.

  다른 사람들은 용서한다고 하더라도, 이 남자만은 용서할 수 없었다.

  사리엘은 규리에가 그런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기에, '죽이지 말라'고 입에 담은 것이겠지만, 이것만큼은 사리엘의 말을 따를 수 없었다.

  포티마스를 죽인다.

  영혼의 한 조각조차 남기지 않고.


  『그 박애 정신을 본받아서, 관리자는 별의 생물에 손을 대지 않도록 합시다.


  그러나, 규리에의 그 행동은, 좀 더 상위 관리자에게 막혀버린다.


  『에?


  처음에는, 규리에는 D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때문에, 바보처럼 얼 빠진 목소리를 내어 의문을 드러내게 되고 말았다.


  『그러니까, 관리자는 별의 생물들에게 손을 대는 것은 그만두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 시스템은 별의 생물들이 힘을 갈고 닦는 것으로 에너지를 회수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우리들이 지나치게 간섭해서는, 그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고 맙니다.

  『아니, 하지만….


  D가 하는 말은 정론이었다.

  그러나, 규리에에게는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가 있다.

  여기에서 끄덕일 수는 없었다.


  『우리들 관리자가 하는 것은, 감시와 조정입니다. 실로 신 같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특정한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은 안 되는 거에요. 사리엘도 그것은 원하지 않겠죠.


  사리엘을 예로 들어가면서, 반론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주장을 편다.


  『당신은 제가 말한대로의 일을 하고 있으면 됩니다. 너무 제멋대로 한다면, 어떻게 되어도 모른다구요?


  제멋대로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그걸 구체적으로는 밝히지는 않았지만, 변변치 않게 되어버리는 것은 예상이 가능했다.

  규리에는 보이지 않는 사슬이 자신의 몸에 휘감기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구속되어 버린 것은, 사리엘 뿐만이 아니었다.

  이 때 처음으로, 희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규리에는 D에 대해서 의심을 품었다.


  『자, 저를 즐겁게 해주세요.


  즐거움의 한 조각조차 찾을 수 없는 평탄한 목소리가, 내다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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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작가. 분량 조절하란 말이야, 분량 조절. 이번 화 과거편 마무리 편이라고는 하지만 쓸데없이 길잖아. 아니, 너무 길잖아 진짜로.
게다가 번역하기 어렵잖아. 生きてください 生かしてください 殺さないでください 殺させないでください 라니 이거 대체 어떻게 번역하면 매끄럽게 우리말이 되는거야. 난 모르겠다. 됐어. 이걸로 됐다고. 후.

과거편은 26이 끝, 즉 이걸로 끝이고 이후 '과거 이야기'편이 규리에와 아리엘로 총 두 편 있습니다. 그 뒤에 등장인물 소개 2편이 있고, 알려주세요, D선생님 3편이 있는데 이 둘은 번역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하겠지만, 제 스스로가 빨리 301화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즉 세 편 뒤부터는 301화로 본편이 진행됩니다.

과거 이야기 편에 들어가기 전에, 과거편 23화부터 26화까지 문장에 들여쓰기를 넣으려고 합니다. 원래는 귀찮아서 안 넣으려고 했는데, 역시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서...

번역 도우미)
- 'どうか、生きてください。生かしてください。殺さないでください。殺させないでください。お願いします' -> '부디, 살아남아 주세요. 살아남게 해주세요. 죽이지 말아주세요.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로 의역했습니다. 저건 말만 바꿔서 얘기하는 거라 직역도 힘들지만, 대충 해보면 '살아주세요, 살리게 해주세요, 죽이지 마세요, 죽이지 않게 해주세요' 정도가 될 것 같긴 합니다. '살아가게 해주세요'랑 '살리게 해주세요'가 묘하게 다른 말인 것 같긴 한데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네.
- 'サリエルを引き合いに出しながら、有無を言わせぬ指示を出す' -> '사리엘을 예로 들어가면서, 반론을 말하지 못하게 하는 주장을 편다.'로 의역했습니다. 이 부분은, '有無を言わせぬ'라는 표현이 한국에서 거의 안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역을 하기로 했습니다. 유무를 말하지 않는다는 표현, 일본식이 맞으니까요. 실제로 과거편 23화에서도 같은 표현이 있었는데, 그 때는 '앞 뒤를 가리지 않고'로 번역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표현이 나오면 대충 의역할 예정입니다.
- 임의로 … 표시를 몇 군데 넣었습니다. 일본어 특유의 문장부호가 없는 부분에 들어가 있는데, 이를테면 사리엘을 두 번 부를 때 두 번째 부르는 곳에 넣었습니다. 이건 약간 한국식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한국어로 읽으면서 일본식으로 쓰기에는 좀 그렇잖아요?
- 규리에가 사리엘에게 하는 말이 마지막에 와서야 조금 격식이 없지 않은 반말 정도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여태
- 그리고, 뭐 하나 더 임의로 의역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더 나은 번역은 언제든지 덧글로 받습니다.


  세계가 변해간다.

  그 변화를 깨닫는데 성공한 인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감이 좋다면 확실히 방금 전까지와 세계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왜인지 모르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들리나? 인간들이여.』


  그 변화를 느낀 사람, 느끼지 못한 사람.

  어느 쪽이든, 하늘에서 내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내 이름은 규리에디스토디에스. 깨달은 사람도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 세계는 바뀌었다.


  남자의 목소리가, 귀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들려온다.

  국경을 넘어 언어가 달라도, 잠을 자고 있더라도, 무엇을 하고 있었더라도, 그 목소리는 좋든 싫든 들려와, 그리고서는 그 의미를 머리에 직접 새겨간다.

  그건 그야말로 신만이 가능한 행동.

  신이 내려온 선고.


  『지금부터, 이 세계는 시스템에 관리 하에 둔다. 나는 그 관리자가 된 것을 알린다.』


  누구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능적으로 이해했다.


  『알다시피, 인간들의 어리석은 행동의 결과로, 이 별의 목숨은 저물어가고 있다.


  그 말에, 일부의 인간이 하늘에 대고 욕설을 내질렀다.

  자기들은 나쁘지 않다.

  용 때문이었다.

  아니, MA에너지를 사용했던 녀석들이 나쁜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불만을 무시하고 하늘의 목소리는 다음을 이어간다.


  『그 대책으로, 사리엘을 희생하는 것으로 별의 목숨을 살리려 하고 있다. 자신들이 초래해버린 재난을, 타인의 목숨을 써서 해결한다는 말이다.


  하늘을 향해서 마구 불평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대다수의 인간에게는 비난받을 만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인간이 저지른 죄는, 인간이 속죄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치 않는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목소리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사형을 선고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래서, 우리들은 너희들 인간에게 찬스를 주기로 했다. 이 별을 덮은 시스템은 그것을 위한 것이다.


  찬스라고 부르지만, 그건 사실 거부권이 없는 강제로 참여해야만 하는 벌칙 게임.

  신이 준비한, 게임.


  『너희들 인간은 싸워줘야겠다. 그럼으로써, 영혼의 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너희들은 싸우고, 승리해서, 에너지를 늘리는 장치가 되어줘야겠다. 그리고, 죽어버리는 그 순간, 축적되었던 에너지를 회수하고, 그것을 별의 재생에 사용한다.


  그것은, 사실상의 사형선고 같은 것이었다.

  싸워서 죽으라는.


  『다만, 그래서야 죽으면 그것이 끝. 그러니, 이 시스템 내에 있는 동안에는, 똑같은 이 별에서 윤회전생 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죽는다면 또 언젠가 이 별에서 새로운 목숨을 받는다. 그것으로, 또 싸워서 에너지를 벌어줘야겠다.


  죽어도, 여전히 싸워야만 한다는.


  『지금, 이 별은 사리엘의 힘에 의해 붕괴를 간신히 면하고 있다. 네놈들의 손으로, 제물로 삼으려했던 사리엘을 구해내라. 사리엘에게 하려고 했던 것을 네놈들이 직접 할 뿐이다. 간단하지?


  신이 그 몸을 희생해서 간신히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인간의 손으로 얻어내라는.


  『네놈들 인간의 죄이다.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속죄해라.


  원망하고 한탄하듯 울리는 목소리.

  귀를 틀어막더라도 듣지 않는 건 불가능했다.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그리고, 죽어라.


  일방적으로 고해지고, 그 뒤부터 하늘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남겨진 것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선 사람들 뿐이었다.




  『이걸로 괜찮았던 건가요?

  『예. 훌륭했습니다.


  대본을 내팽개치고, 푸념하듯이 질문하는 규리에에게, D는 평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억양조차 없는 그런 대답이어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러나, 만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게 D의 평범한 답변이라 이해한 규리에는, 더 궁금증을 갖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당신은 시스템을 정상으로 운행하기 위한 감시자, 관리자가 되어주셔야겠습니다. 방금 전에 설명해드렸던대로, 시스템은 인간, 이라기보다는 시스템 내에 있는 온갖 생물들이, 싸우는 것으로 영혼의 힘을 쉽게도 부풀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커다랗게 된 힘을, 죽게 되었을 때 회수해서, 별의 재생에 돌려버리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가동시키기 위해서, 사리엘은 술의 핵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사리엘의 힘을 사용해서, 시스템을 기동하고, 유지합니다. 그렇게, 별의 붕괴를 정체시키는 것입니다. 사리엘은 별이 회복될 때까지 구속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웬만한 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죽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별 또한 마찬가지고요.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리엘도 별도 살 수 있게 되겠지요.

  『그렇습니까, 간신히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뇨아뇨, 답을 말하는 건 빠르다구요? 시스템에는 여전히 구멍이 있습니다. 어쨌든 저도 이걸 발동시키는 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이 꽤 많겠지요. 그러한 점을 수정하는 건 틈틈히 해 나갈 것이지만, 당신도 협력을 해주셔야 겠습니다.

  『물론입니다.

  『그것에 더해서, 몇 개의 시스템 조작 권한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오류라고 생각되는 것이 발견될 경우, 수정이 가능한 것이라면 수정하시고, 수정이 불가능할 것 같으면 저한테 보고하세요. 저도 꼼꼼히 확인할 생각이기는 하지만, 역시 현장에 있는 당신의 눈을 통하는 것이 좋겠지요.

  『구체적으로는 무엇을 하면 되나요?

  『어떤 형태의 오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쨌든 별을 지켜보고 있는 일입니다. 이상한 점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주세요. 그리고,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이 시스템은 생물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싸우게 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지나쳐 전멸하게 되지 않도록 조정 부탁드립니다. 기계에게 싸우게 하더라도 성장하지는 않기 때문에, 병기 종류들은 파괴해 버리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장기적으로는 총 같은 화기류가 전부 없어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시스템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화약 같은 것을 사용 못하게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도 시스템이 기동되고 나서의 추가 기능이니까요. 우선은 안정적으로 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여기까지 도움을 주시다니,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구속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것으로 사리엘도 살았습니다.


  『네, 그러네요. 아무리 저라고는 해도 무조건으로 별을 구할 수는 없으니까요. 사리엘과 별이 살아남고, 추가로 인간에게 죄를 속죄하게 만든다.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죠.


  D의 말에 규리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무리 D라도, 붕괴하기 시작한 별을 무조건으로 구하는 건 어렵다고 하는, 본인의 말을 믿었다.


  실제로는, D는 시스템 같은 번거로운 것을 만들지 않더라도, 별을 재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버리면 재미가 없으니까.

  단지 재미가 없으니까, 라는 이유로, 사리엘은 앞으로 오랜 세월동안 시스템의 핵으로 구속되었고, 그것도 모르고 규리에는 열심히 일해야만 하게 되었고, 별의 주민들은 살인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모든 것은, D의 오락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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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한 편이군요...

번역 도우미)
それはまさに神の御業 -> '그건 그야말로 신만이 가능한 행동'이라고 의역했습니다. 인간들이 목소리를 듣고 확실히 신의 목소리라고 인지하게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했습니다. 정번역은 '그야말로 신의 어업'입니다.

언제든지 더 나은 번역이 있다면 댓글로 의견 받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사리엘은 장치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누군가의 간섭을 받고 이공간에 격리된 것을 이해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눈 앞의 어둠 속에 있다.

  규리에는 내다보지 못한 어둠도, 사리엘 정도가 되면 거기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알아볼 수 있다.

  인사를 전해온 것은 여자였다.

  어른이 되기 일보 직전의, 아직 소녀라고 하더라도 무방해 보이는 여자.

  그러나, 그 무표정한 표정에는 외모에 걸맞는 젊음이라는 것은 전혀 없었다.

  주위의 어둠과 마찬가지로, 끝이 없는 암흑을 연상시키는 무표정.


  『저는 D라고 부르세요. 그럼, 자기소개도 끝났고, 오늘은 협상하러 왔습니다. 번거롭게 말을 돌리지 않고, 단적으로 용건을 말하죠. 제 놀이에 어울려주세요.


  그것은 놀이의 권유이면서도, 악마의 유혹처럼 들리기도 했다.

  실제로 그 인식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사리엘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고 있겠지만, 놀이라고 말하는,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 표정에는 일말의 기쁨도 즐거움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사리엘이 아니었다면, 인간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인간의 흉내를 내고 있다는 섬뜩함에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리엘이 느낀 것은 공포가 아니라 순수한 투지였다.

  눈 앞에 있는 이것은, 존재하면 안 된다.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죄.

  타락했다고 하는 천사라서일까, 사리엘은 눈 앞의 존재가 세계에 해가 되는 존재일 것이라고 직감했다.

  피아의 전력 차이도, 그토록 고집했던 사명조차 내팽개치더라도, 설령 같이 동귀어진하게 되더라도 여기서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고.


  『아아, 싸우거나 거절하거나 그런 것 없이 부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소중한 아이들이 어떻게 되어도 모른다구요?


  그러나, 사리엘의 힘이 해방되는 일은 없었다.

  아무 힘도 없는 말 한 마디가, 사리엘의 몸을 묶어버렸다.

  그건 어떤 구속 마술보다도 단단한, 사리엘을 움직일 수 없게 하는 말.

  그 말 한 마디 만으로도 사리엘은 모든 것을 원천봉쇄 당했다.

  협상이라고 말했었지만, 정확히 말하면 협박이었다.


  "원하는 게 뭐야?"

  『꽤 많이요. 당신은 지금부터 제가 발동하는 대규모 마술, 그 핵심이 되어줘야겠습니다.』


  사리엘의 말을 승낙으로 받아들인 D가 그 마술의 개요를 전개했다.

  그건 이른바 마술의 설계도라고 말해도 되는 것으로, 보기만 하더라도 어떤 마술인지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리엘은 그게 무슨 마술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사리엘은 전투 특화 천사.

  파괴하는 것은 특기이지만, 마술의 본모습을 읽어내리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다.


  『이건 이 별의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술입니다.


  사리엘이 마술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는지, D가 설명을 시작했다.

  그 최초의 말만으로도, 사리엘은 할 말을 잃었다.

  D의 목적을 모르겠다.

  별의 에너지를 회복시키기 위한 장치에 사리엘이 뛰어들 때, 사리엘을 납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별을 구하기 위한 마술을 짠다니.

  타이밍을 보면 별을 구하는 걸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정반대의 것.

  그 존재와 마찬가지로, 말과 행동 양식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아아,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있네요.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가, 그건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젊은 용이 당신을 구해달라고 간청해서 말이죠. 저는 상냥하기 때문에 그 소원을 이뤄주고 있는 것입니다.


  공개되어버린 진실에, 사리엘은 또 한 번 할 말을 잃었다.

  『젊다는 건 좋네요─』 라는, D의 늙은이 같은 말도 그냥 넘겨버리고서.

  사리엘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대체 왜?'라는, 의문 하나뿐.

  규리에에 대해서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별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리엘이 희생되는 것이 가장 나은 답.

  그걸 뒤집으려는 규리에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리엘은 자신이 남에게 어떻게 생각되고 있는지, 도통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기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평범히 버리고 마는.

  때문에, 이런 정체 모를 신에게 의존한다는 규리에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 그 용을 탓하는 듯한 얼굴을 해서는 안 된다구요. 그 용이 저를 의지했기 때문에, 당신이 개죽음을 당하지 않게 되는 것이니까.


  사리엘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경직을 맞이했다.

  D와 조우한 뒤로, 그녀의 말이 끝날 때마다 사리엘은 경직되고 있었다.

  사리엘도, 포티마스의 악평은 익히 듣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 경계하고, 신중히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포티마스를 의심하는 것에서 눈을 피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야 말았다.


  『애초에, 저런 장치에서 신을 분해하는 것 따위는 불가능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둘러싼 방어 결계가 쉽게 막아버립니다. 당신이 그 무의식의 결계조차 제어해서, 자신 스스로 분해하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만일, 분해에 성공하고 게다가 그 개발자의 마수에서 벗어나더라도 별이 재생하는 일은 없습니다. 에너지라고 한 단어로 통틀어 말하지만, 사실 그 종류는 별개입니다. 신을 분해해서 얻은 에너지를 별에 주입한다는 것은, 혈액형도 확인하지 않고 수혈을 하는 것. 게다가, 다른 종의 동물의 피를 말이죠. 그래서 제대로 풀릴 리가 없습니다.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그런 것도 모르다니, 이래서 천사는 근육뇌라서 곤란하다니까요.


  연달아 뿌려지는, 충격적인 사실.

  사리엘의 사고는 완전히 프리즈 상태에 도달했다.


  『그래서 제가 완벽한 플랜을 준비했습니다. 당신이 이 술의 핵으로 구속되는 것을 승낙하게 된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별의 에너지를 되찾는 것은 가능합니다. 승낙하시겠습니까?


  D의 손이 사리엘을 향해서 내밀어진다.

  그 손바닥에는 마술적인 제약이 새겨져 있었다.

  이 손을 잡으면, 어떠한 계약이 성립된다.

  무뎌진 사고에서, 사리엘은 내밀어진 동아줄에 매달렸다.

  승낙하는 의미로 그 손을 잡는다.


  『계약 완료입니다.


  이것이 악마였다면, 잘 계약을 나눈 것에 폭소하고 말았겠지.

  하지만, D의 표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지금, 그야말로 서열 상위 수준의 신인 타천사를 속이고 무효화하는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리엘의 몸에 마술의 쇠사슬이 감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은, 사리엘의 움직임을 봉하고, 사리엘의 힘을 흡수해서 별을 덮어간다.

  하나의 별이, D가 정한 법에 지배되어간다.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그 마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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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편은 분명 외전격이지만 그 분량 자체는 엄청난데, 안 보면 이야기 전체를 꿰뚫는 내용을 모르게 되는군요...
단행본으로 나오면 한 권을 뚝딱 삼킬만한 내용이고.

그보다 이 정도면 사실상의 최종보스...


번역 도우미)
遊びと言いつつ、また、サリエルはあずかり知らぬことだが、面白いと発言しつつ、その表情には全く喜びも楽しみも見いだせない -> '사리엘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고 있겠지만, 놀이라고 말하는,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 표정에는 일말의 기쁨도 즐거움도 찾을 수가 없었다.'로 의역했습니다.

정번역은 '놀이라고 말하면서, 또, 사리엘은 관계 없는 일(与り知る)일지도 모르지만, 재미있다고 말하면서, 그 표정에는 일말의 기쁨도 즐거움도 찾아볼 수 없다'입니다. 문맥상 사리엘이 규리에가 뒤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 전혀 모르고 있고, 그저 D가 재미있다고 킬킬대는 것만을 듣고 있고 그것이 섬뜩하다는 부분이어서, 그런 느낌이 되도록 했습니다.

더 나은 번역은 언제나 댓글로 받습니다.


작가 : 오늘 두 화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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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리에는 본격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용들이 별의 에너지를 갖고 달아난다는 것은, 규리에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동족의 너무나도 지나친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게 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사리엘이 그 몸을 희생할 것이라는 건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사리엘은 '그것이 나의 사명이니까'라고 말하며, 거기에 몸을 바치는 것이 틀리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규리에는 자기야말로 그 역할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용족인 자신이, 동족의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그러나, 사리엘은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규리에에 대한 걱정, 같은 것은 아니다.

  좀 더 현실적인 문제였다.

  즉, 규리에의 힘으로는 잃어버린 에너지 부분을 보충하는 것에는 부족하다는 문제.

  규리에도 신이기는 하지만, 사리엘에 비하면 그 힘은 압도적으로 열등하다.

  별 하나의 에너지를 조달하는 것에는 도저히 모자라다.

  별을 구하려면, 사리엘이 희생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건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납득은 할 수 없다.

  사리엘은 인류를 위해서 계속 싸워왔다.

  인류를 위해서 계속 일해왔다.

  그 결말이 이거라니, 납득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규리에는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사리엘을 구할 수 있을까.

  함께 다른 별에 도망치는 것은 어떨까.

  사리엘이 그게 옳다고 대답할 리가 없겠지.

  사리엘이 별을, 인류를 저버린다는 선택지가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별을 구하지 않으면 사리엘을 구할 방법 역시 없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신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이 별의 신은 사리엘과 용족들.

  용들은 규리에를 남기고 별을 떠났다.

  당연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 용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별의 밖, 우주에 있는 용 이외의 다른 신에게 의지할 필요성이 있다.

  ...라고 하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긴 하다.

  이번 건에는 용족이 깊숙히 관여되어 있다.

  용족은 우주에서도 거대한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런 용이 관련된 안건에, 참견할 신은 적을 것이다.


  물론,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용족과 적대하는 세력도 있고, 그쪽에 도움을 요청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뭐라고 하더라도, 일단 규리에 자신이 용족이다.

  규리에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는 정도라면 오히려 괜찮다.

  삐끗 잘못되면, 사리엘이 있는 별에 공세를 가하는 것도 생각될 수 있었다.

  거기에, 용족과 적대하고 있다는 것은 용족 이상의 대세력이라는 말도 된다.

  그런 놈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적대하고 있는 용족을 자극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도, 용족이 막 처리를 끝낸 별에서 무슨 일을 한다면, 용족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최악의 사태에는, 두 세력이 충돌한다는 사태가 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천사는 어떨까.

  이것도, 믿을 수는 없다.

  천사는 주어진 사명을 충실히 따르기만 하는 종족.

  예외도 있겠지만, 거의 얘기가 통하는 일은 없다.

  이것 또한 규리에만 죽는 일 정도라면 괜찮겠지만, 타천사인 사리엘도 표적이 될 수 있다.

  거기에, 천사도 역시 용족에 대항하는 세력.

  천사를 불러들이면 역시 용족을 자극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현재 신들의 세력 균형은 매우 위태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커다란 세력끼리의 싸움이 일어나면, 거기서부터 전쟁의 불씨가 번지기 시작할 것만 같다.

  그렇게 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받게 될 것은 사리엘이 있는 별이다.

  되도록 신들의 세력 균형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위 조건들에 대한 결론으로는, 도와주는 것은 어느 세력에도 관여되고 있지 않은 신.

  그리고 용족을 자극하더라도 괜찮고, 용들도 잘 모르고 참견할 수 없는 신.

  게다가, 이런 부탁을 들어주는 별난 하느님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다로운 조건을 클리어하는 신이, 있었다.


  『이건 또 엄청나게, 재미있는 일이 되어 있군요.』


  그리고, 규리에는 그 신과 대면해버렸다.

  그 상황을 '대면했다'고 말하기는, 좀 미묘하지만.


  어디까지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

  그곳에 규리에가 있었다.

  상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단지 목소리 하나만 들려오고 있었다.

  규리에는 분명 그 신을 향해서 전이를 했을 터였다.

  그 신이 있는 장소는, 규리에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신에게는 절대로 손을 대면 안 된다고 소문이 나 있었으니까 말이다.


  들려오는 바로는, '최종의 신', '죽음의 신', '사악한 신', '절대 모순'….

  수많은 별명으로 불리면서도, 정작 누구도 그 본명을 아는 일은 없는 신.

  어떤 세력에도 소속되지 않은 신이면서도, 어떤 세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힘을 가진 신.


  "부디, 조력을 부탁드립니다. 무명의 신님."

  『아아, 이름이 없으면 불편하겠네요. 그러네요, 저는 D로 불러주세요.』


  어둠 속에서, D라는 이름을 댄 신의 목소리가 울린다.

  규리에도 서열 하위라고는 하지만, 신은 신.

  그런 규리에의 눈이, 전혀 어둠을 간파할 수 없었다.

  그것뿐일까, 자신의 몸의 감각조차 희미하다.

  마치, 이 어둠에 모든 것을 삼켜지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그러나, D가 마음만 먹으면 그게 착각이 아니게 된다는 것도 규리에는 느끼고 있었다.


  전이된 곳은, 이 어둠의 공간이었다.

  공간계의 능력을 이용해 격리된 것이라 규리에는 예상했지만, 예상 가능할 뿐이었다.

  술의 구성도, 그 무엇도 붙잡을 수 없었다.

  이 공간에 붙잡힌 순간, 규리에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졌다.

  그 정도의 힘의 차이.

  규리에에게 가능했던 것은, 사건의 경위를 말하고 조력을 구한다는 단지 그것뿐이었다.

  힘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앞뒤 안 가리고 죽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규리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공포라는 것을 맛보고 있었다.

  사리엘을 만났을 때에도 희미한 공포를 느꼈지만, 이건 그런 수준이 아니다.

  용족인 규리에가, 마치 짓밟히기 직전의 개미가 된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공포의 출처는, 힘의 차이를 느낀 것 때문만은 아니다.

  D라고 하는 이 신은, 너무나도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다.


  D에게 조력을 구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사리엘을 구할 수 있는 신 중에서는, 가장 조건에 부합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다른 어떤 신보다도 가능성이 높은 것 또한 역시 분명하다.

  그러나, 함께 해줄 것인지 어쩔지는 미지수.

  D의 행동원리는 '재미있을까, 어떨까'.

  단순히 그것뿐.

  재미있다고 생각된다면, 구세주가 될 수도 파괴신이 될 수도 있다.

  그게 D라는 존재.


  너무나도 불합리한 존재.

  용족을 비롯한 사리엘이나 다른 신들도, 규리에가 알기로는 일정한 질서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용족이 별의 에너지를 갖고 도망쳤을 때에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생각과 동시에 일면에서는 납득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게 용족의 논리라는 것이기 때문에.

  용답지 않은 것은, 오히려 규리에 쪽이라는 자각도 있다.

  용족에게는, 용족만의 생각이 있어 그것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거기에는 제대로 된 논리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D에게는 그것이 없다.

  간단히 행동을 일으키고, 거기에 질서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거기에 질 나쁘게도, 이 신은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다.

  혈혈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용을 비롯한 거대한 세력들이 경계를 해야할 수준.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사리엘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런 힘이 있고, '재미있다'라고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것만 있다면, 이 신은 움직인다.


  『재미있네요.』


  그리고, 그 도박은 성공했다.


  『괜찮겠죠, 힘을 빌려드리겠습니다. 다만, 제가 보장하는 것은 별과 사리엘의 목숨 연명까지만. 그 둘이 살아날지 어떨지는, 현지의 사람들에게 걸도록 하죠.』


  도박에는 이겼다.

  그렇지만, 이는 규리에의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의 막이 열린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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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code.syosetu.com/n7975cr/510/


제가 읽고 싶은데 번역된 게 없어서 제가 직접 번역합니다. 이런 거 해본 적 없는데...


일본어 문독 한 적 없습니다. 듣기만 자주 들었습니다. 때문에 번역기에 넣고 들어가면서 번역합니다. 어려운 단어는 찾아가면서 합니다. 도와준 파파고와 구글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신세 좀 지겠습니다.


굳이 과거편 23부터 하는 이유는, 22까지는 구글링하면 나오기 때문입니다. 23 이전의 화수가 필요하신 분들은 구글링을 해주세요. 이후로는 제가 돕겠습니다.


번역 도우미)

はぐれ天使 -> '타천사'라고 번역했습니다.

龍でも迂闊に -> '용들도 잘 모르고'라고 번역했습니다.


언제든지 더 나은 번역은 댓글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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