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이네요.

  아쉽게도, 상쾌한, 같은 형용사는 쓰지 않지만.


  내가 1박 머무른 곳은, 엘프 마을에 있는 무사했던 집.

  이야기 속에 나오는 엘프의 집 같은, 나무의 속을 도려내어서 만들어진 트리 하우스.

  트리 하우스? 응, 뭐 틀리지 않았어. 아마도.

  실로 판타지하고 팬시하네.

  그래서, 마치 동화처럼.

  평소에 잘 때는 마이홈에 틀어박히는 나지만, 이런 것을 봐 버리면, 하룻밤 정도는 머물다 가고 싶어지잖아.


  그랬는데, 유감이지만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았다.

  뭐라고 말하든 전쟁의 직후니까 말야.

  포티마스의 비밀병기, 성게인지 삼각뿔인지 모를 그것이 화려하게 저지르고 간 덕분에, 원래는 푸르름이 가득해야 할 숲이었던 장소가, 현재는 허허벌판.

  까놓고 말해, 탄 내 난다구.

  허허벌판이 되어버린 장소에서는 꽤나 떨어져 있는데, 그럼에도 냄새를 풍겨 온다니까.


  결론, 집에서 머물렀던 기분 운운하기 전에, 시기가 너무 안 좋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여행 같은 것 도중에 일박 하는 것이었다면 또 다른 감상이 되었겠지만, 이런 상황이잖아.

  잠자리도 뒤숭숭해서 뭔가 꿈자리도 나빴고.

  모처럼 큰 일을 마친 다음이니까, 기분 좋게 자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그 큰 일이라는 녀석이, 엘프의 대학살이었던 셈이고, 역시나 기분 좋게 눈을 떴다 같은 일은 없지.


  엘프의 마을을 공격해서 멸망시킨다는 아주 큰 일.

  그 목적은 물론 포티마스를 쳐부숴버리는 것.

  이 별이 이런 엉망진창인 상황이 되어있는 것은 대체로 그 놈 때문이니까 말이지.

  그 원흉을 쓰러뜨리고, 뒤틀림을 조금이라도 교정한다.

  그것이 이번의 일.

  뭐, 포티마스에 대해서는 마왕의 인연, 이라고 하는 측면도 있는 거지만.


  마왕에게 포티마스를 매듭짓는 일을 양보했던 것은, 솔직히 복잡한 기분.

  포티마스와의 싸움에서, 마왕은 포티마스가 간절히 원했던 것을 저지해버리고 그 숨통을 끊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다.

  마왕은 싸움에 대한 반발로, 거의 싸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뿐이 아냐.

  오히려 그런 것보다도, 이 쪽이 훨씬 중요한데, 마왕의 수명은 이제 얼마 남지 않게 되고 말았다.


  애초부터 마왕은 자신의 수명을 깨닫고, 마왕이라는 역할에 올랐다.

  마왕은 육체적으로는 늙지 않지만, 영혼은 거의 한계 그 근처까지 내몰려 있다.

  가까운 미래에, 자신은 죽는다고 내다보았다.

  라곤 하지만, 그건 바보처럼 긴 시간동안 살아온 마왕이 자신의 입장에서 느끼는 것.

  평범한 인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럭저럭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었다.

  그것이, 포티마스와의 싸움에서 단번에 줄어들게 된 것이다.


  지금 마왕의 모습을 보면, 언제 죽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

  그것을 보다보면, 과연 포티마스랑 싸울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었던 걸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마왕이 부탁한 것이었어도,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이 괜찮지 않았을까, 라고.


  하지만, 그것과 동시에, 마왕이 포티마스를 상대해 준 덕분에, 나는 쓸모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끝났다는, 그런 계산도 머릿속에 맴돌게 되어버리고.

  마왕이 죽어가면서 얻어낸, 가치 있는 승리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숫자로서 측정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런 부분은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라고─.

  자기 혐오.


  음, 뭐, 기분 좋게좋게 가자.

  지나가버린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반성은 하지만.

  그렇다한들, 후회는 없어.

  후회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니까 말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받아들이고, 그걸 양분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자, 자.

  그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포로의 상태라도 보고 있을까나.


  이번 전쟁에서, 포로가 되어버린 것은, 야마다 군을 비롯한 용사 일행.

  그리고 이 엘프의 마을에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되어 있던 전생자들.

  그리고, 엘프 중에선 유일하게 살아남게 된 선생님.

  이상.

  즉, 거의 전부 전생자들 뿐이다.

  엘프는 몰살하고 말았으니까요.


  엘프라고 하는 것은, 포티마스의 클론이 베이스인 종족.

  포티마스의 클론이 있고, 그 클론과 엘프에게 개조당한 사람, 혹은 그 후손들이 엘프라고 불리우는 종족.

  아무래도 엘프는 전생자들의 납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런 식의 납치를 저지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거기에, 납치해져 온 사람을 엘프로 개조하고, 포티마스의 클론과 아이를 만들어낸다.

  포티마스의 클론만이라면 유전자적으로 치우침이 지나쳐버리게 되니까요.

  그렇게 태어나게 된 아이를 엘프로서 길러나간다.


  그런 성질상, 엘프는 그 태반이 포티마스의 혈연자라는 것이 된다.

  종족이라고 할까, 혈족이지?

  뭐, 그런 이유로, 엘프는 뿌리째 뽑는 것이 이것저것 좋다는 이야기야.

  예외인 것은, 선생님과, 하프.

  선생님은 당연하지만, 하프에게까지 손을 돌리고 있으면 귀찮게 돼.

  내 눈도 만능은 아니다.

  미치지 못하는 곳도 있고, 놓치게 되는 것도 있다.

  되도록이면 엘프는 뿌리째 뽑는 게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엘프의 마을 밖에 있는 녀석들 전부를 처리하는 것은 허리가 나간다.

  어느 정도, 놓치게 되더라도, 뭐, 어쩔 수 없으니까.

  그런고로, 엘프와는 관계 없이 시골로 내려온 녀석들은, 휙─.

  그러니까, 야마다 군 일행에도 있는 하프엘프도 휙─ 하는 것이 되었다.


  뭔가 그 하프엘프, 한 번 죽었던 것 같지만, 노 카운트, 노 카운트.

  다시 살아난 거니까 됐다구.

  그 덕에 야마다 군이 쓰러져버렸던 것 같지만, 난 모른다.

  모른다구!

  어떻게 됐든 모른다구!


  응.

  야마다 군이 어떻게 됐는지, 조금 무섭지만 보지 않으면 안 되겠지─?

  아마도, 야마다 군이 쓰러져 버린 거 내 탓일 거고─.

  그거겠지?

  아마도 금기 카운터 스톱 한 거겠지?

  어쩌지, 보러 갔는데 미쳐서 날뛰거나 해버리면…….

  아─, 무서워.


  그보다, 다른 전생자들에게 설명 같은 거 하지 않을 순 없을까나─.

  오니 군에게 몰아줘버리면 안 되나?

  직접 입을 여는 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단 말야.

  어떤 의미에서 엘프의 마을을 박살내는 것 이상으로,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가 이후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울하다.

  일단, 용태를 보러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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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 거미코!! 어렵잖아! 독백은 적당히 쉬운 단어들로 하란 말이야!

뭐, 옆동네 능력은 평균치로 해달라고 주장했던 마일쨩의 패러디성이 난무한 외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건 맞지만 말이지!

그렇다고 해서 걔를 따라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걘 열두살이지만 넌 고등학생이니까! 에? 거미라서 얼마 안 살았다고? 이 세계에 와서는 두 살? 개소리 집어쳐! 무슨 님을 만난다는 거야!


번역 도우미)

- 半年くらい出番がないという悪夢にうなされた -> 반년동안이나 출연할 기회가 사라져버리는 악몽을 꾸었다


- そんでもってメルヘン ->

얜 진짜 뭐 어떻게 번역해야하는지 감도 안 오네요.

일단은 '그래서, 마치 동화처럼'이라고 원뜻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의역을 했습니다.

참아줘... 이런 들어보지도 못한 연결사는 참아달라고...


- それでも臭ってくるっていうね -> 그럼에도 냄새를 풍겨 온다니까.


- やっぱ気分よくお目覚めってわけにはいかんか -> 역시나 기분 좋게 눈을 떴다 같은 일은 없지.

- 魔王は念願かなって奴に止めを刺すことができた -> 마왕은 포티마스가 간절히 원했던 것을 저지해버리고 그 숨통을 끊는 것이 가능했다. 직역은, '마왕은 염원? 이라고 하는 녀석을 못박아 멈추는 일(止めを刺す)이 가능했다.' 문맥상 포티마스의 불로불사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의역하기로 했습니다.

- こういうところは我ながらゲスイなー -> 이런 부분은 내가 생각해도 쓰레기라고, 라고 번역했습니다. ゲスイ는 쓰레기라기 보다는 하수도 오물 같은 느낌이지만 자연스럽게 하고자.

- このエルフの里の外にいる連中全部を始末するのは骨が折れる -> 이 엘프의 마을 밖에 있는 녀석들 전부를 처리하는 것은 허리가 나간다, 직역은 허리가 나가는 것이 아니라 '뼈가 부러진다'입니다. 뼈가 부러진다는 말보다는 척추 관련해서 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말로 치환해 의역했습니다.


- エルフとは関係なしに野に下った連中はスルー -> 엘프와는 관계 없이 시골로 내려온 녀석들은, 휙─, 이라고 의역했습니다. 얘는 의역을 했는데도 말이 좀 이상한데, 이건 그냥 일본어 원문이 좀 그런 것 같네요. 野に下った가 특히 번역하기 힘든데, '하야하다'라는 뜻과 '들에 내려오다'라는 뜻도 있고. 뒤에 의태어 スル랑 겹치면서 한층 더 이해하기 난해해졌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하야(野)라는 말의 원뜻인 '시골로 내려가다' 쪽으로 번역했는데, 이해하기로는 엘프랑 관계 없이 근처에 있는 사람들, 근처로 온 사람들은 그냥 신경 껐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그렇구나 넘어가시면 될 것 같네요.


ノーカンノーカン -> 노 카운트, 노 카운트. ノーカウント를 줄여부르는 것 같네요. 애초에 노 카운트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쓰이지 않는데 그걸 줄여부르기까지 하니 더더욱 원문을 살리기 난해하네요. 노 카운트 정도면 '무효'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올바른 해석이 아니고.. 그래서 그냥 줄인 걸 다시 늘려놨습니다. 어이, 거미코. 쓸데없이 줄여 부르지 말라고! 국어를 사랑해라, 국어를! 에? 실제로 이렇게 많이들 줄여부른다고? 알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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